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글로벌 외교 및 개발협력 질서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America First'라는 강경한 외교 기조의 복귀는 다자주의의 약화와 국제개발협력(ODA) 예산의 축소로 직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USAID는 물론 유럽의 주요 공여기관들 또한 조직 개편과 축소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재정적 변화가 아닌, 개발협력의 철학과 구조 자체의 재편을 의미한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기술 기반의 '스마트시티 ODA'는 이러한 격변의 시대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이자,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미래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1. 국제개발협력의 구조적 위기
트럼프 행정부 2기의 핵심 기조는 양자적 거래 중심의 외교와 비전통적 분야에 대한 ODA 축소다. 미국은 이미 2017~2020년 사이에 WHO, UNFPA 등 국제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했고, USAID 역시 지속적인 예산 감축 압박에 시달려 왔다. MCC와 DFC 등 민간 연계형 개발금융기관은 강화되었지만, 그마저도 전략국에 집중된 선택적 지원이었다.
유럽 역시 경제위기와 극우정당의 부상 속에, 전통적인 ODA 가치인 인도주의와 보편적 지원보다는, 안보·이민통제·기후 대응 등 실익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영국은 DFID를 외교부와 통합하며 ODA 규모를 감축했고, 독일·프랑스도 개발청의 기능 재조정에 착수하고 있다.
2. 개발협력 지형의 재편: 신흥공여국과 도시외교의 부상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국, 인도, 걸프국가 등 신흥공여국이 개발협력 무대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인프라·디지털·에너지 등 수익 기반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수원국의 '선호 파트너'로 자리매김 중이다.
또한 도시 단위의 국제협력, 즉 도시외교(City Diplomacy)가 주목받고 있다. 국경을 넘어 도시 간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가 강화되면서, 도시정부는 이제 국제개발의 중요한 행위자로 자리 잡고 있다.
3. 한국의 기회: 스마트시티 ODA의 전략화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게 새로운 기회다. 한국은 이미 세종, 부산, 판교 등을 통해 국가 주도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실증했으며, 디지털 전환, 공공데이터, 통합관제 등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수원국 도시의 고유한 문제에 맞춘 맞춤형 스마트시티 ODA 모델을 제시해야 할 때다. 기후위기, 교통혼잡, 재난 대응, 슬럼화 문제 등은 모두 데이터 기반의 도시혁신을 필요로 한다.
C2CP는 KOICA, EDCF, K-City Network 등과 연계하여 예비조사 → 설계 → 실행 → 성과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스마트 ODA 플랫폼 구축을 지향한다.
4. 전략적 대응 방향
1. 디지털 기반 성과관리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
→ AI, IoT, 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한 실시간 사업관리
2. PPP 기반의 민관협력 확대
→ 스마트 모빌리티, 에너지, 환경 분야에서 민간기업 참여 확대
3. 도시 단위 개발협력 모델 개발
→ 단일 도시 타깃형 ODA 모델로 도시 간 연결 및 연계 촉진
4. 기후, 지속가능성, 포용성 기반의 다자협력 추진
→ UN-Habitat, ASCN, GCF 등과 연계한 공동사업 발굴
5. 결론: 위기에서 기회를 창조하라
트럼프 2.0 시대는 국제개발협력의 후퇴를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주체, 새로운 모델의 부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도시, 민간, 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개발협력 구조 속에서, 한국은 '중견공여국'에서 '전략공여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C2CP는 이러한 시대의 전환점에서, 스마트시티와 개발협력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며,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