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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ADB 스마트시티 시장, 한국의 전략적 선택 : 2,400조 원 아시아 인프라 시장, 다자개발은행 무대에서 승부하라2026-02-08 23:06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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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 스마트시티 시장, 한국의 전략적 선택

3,400조 원 아시아 인프라 시장, 다자개발은행 무대에서 승부하라

2026년 1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발표한 수치가 국제개발협력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투자 수요가 연간 1조 7천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스마트시티 관련 투자가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5년간 한화로 2,400조 원 규모의 스마트시티 시장이 아시아에서 열린다는 의미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자금의 흐름이 전통적인 원조 방식에서 개발금융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ADB는 2026년 약 350억~360억 달러를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민간 자본과 결합된 블렌디드 파이낸싱 형태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 거대한 물결 앞에서 한국은 준비가 되어 있는가?

분산된 한국 ODA, 시너지 부족

한국의 스마트시티 국제개발협력은 크게 네 가지 채널로 나뉜다. 국토부의 K-City 네트워크는 27개국 58건의 성과를 쌓았지만 건당 최대 4억 원 규모의 소규모 프로젝트에 그치고 있다. 기재부의 KSP와 EIPP는 정책 자문 중심으로 10억~30억 원 수준이며, KOICA의 PMC/PC는 인프라 건립에 집중하되 대규모 금융 연계는 제한적이다.

각 기관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ADB라는 거대 플랫폼과의 전략적 연계는 아직 초기 단계다. 전체 ODA 예산 6조 7,972억 원(2025년) 중 ADB 연계 비중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 K-City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도시에 EDCF 차관이 자동 연계되지 않고, KSP로 정책 자문을 제공한 국가에서 ADB 투자 프로젝트가 발주될 때 한국 기업이 입찰 정보를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는 돈을 쓰되, 한국 기업은 수주를 못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그런데 2026년 1월,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ADB가 'Merit Point Criteria' 제도를 도입하며 기존의 최저가 낙찰 방식에서 벗어나 품질·지속가능성·현지 고용 창출 등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한국 기업에게 절호의 기회다. 가격 경쟁력은 중국에 밀리지만, K-스마트시티의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UN 전자정부 평가에서 3회 연속 1위를 차지한 한국의 디지털 거버넌스 모델, 세종시와 부산 에코델타시티에서 검증된 Digital Twin 플랫폼, 서울시 TOPIS와 수원시 통합관제센터의 실시간 도시 운영 시스템 등은 ADB가 추구하는 'Livable Cities' 비전과 완벽히 정합한다.

정보 접근이 승부의 열쇠

ADB 조달 시장의 가장 큰 장벽은 정보 접근성이다. ADB 웹사이트에 공개되는 입찰 공고는 이미 프로젝트 설계가 끝난 후 발표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 뛰어드는 것은 늦다. 핵심은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단계에서부터 개입하는 것이다.

매년 ADB 연차총회 기간 중 개최되는 Business Opportunities Fair는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MDB 조달시장 정보가 공유되는 핵심 플랫폼이다. 2025년 이탈리아 밀라노 총회에서 한국 정부는 IF-CAP에 1억 달러를 출연하고 K-Hub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참여다.

삼성SDS, LH, 현대건설, KT 등 대기업과 스마트시티 강소기업이 이 무대에서 자사 기술을 직접 프레젠테이션하고, ADB 프로젝트 담당자와 1:1 미팅을 통해 사전 관계 구축을 해야 한다. 일본 기업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ADB는 각 회원국과 3~5년 주기로 Country Partnership Strategy(CPS)를 체결하며, 이 문서에 향후 투자 우선순위가 명시된다. 예를 들어, 필리핀 CPS 2024-2029는 Metro Manila의 교통 혼잡 해소와 Cebu City의 수질 개선을 우선과제로 설정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선제적 제안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만의 차별화된 가치

ADB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한국은 일본, 싱가포르,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 일본은 대규모 ODA 재원과 JICA의 조직력으로, 싱가포르는 도시국가 운영 경험으로, 중국은 압도적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한다. 한국은 무엇으로 차별화할 것인가?

첫째, 실증 기반 패키지 솔루션이다. K-City 네트워크를 통해 이미 27개국에서 실증한 교통(ITS), 재난(AIoT), 폐기물, 에너지 솔루션을 하나의 통합 패키지로 제공한다. 일본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패키지 구성이 약하고, 중국은 가격은 싸지만 사후 유지보수가 불안정하다. 한국은 "Turn-key + 10년 O&M 보증" 모델로 차별화할 수 있다.

둘째,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의 발전 경험이다. 한국은 1960년대 ADB의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불과 60년 만에 공여국이 된 유일한 사례다. 이 경험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개도국 정부에게 "실현 가능한 발전 모델"로 인식된다.

셋째, 민관 협력(PPP) 구조화 능력이다.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 프로젝트(4.6조 원)는 LH공사(공공)와 대기업(민간)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국형 PPP 모델의 성공 사례다. ADB는 민간 자본 동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한국의 PPP 구조화 능력은 이 수요와 정확히 부합한다.

TA-to-Loan 전략의 실행

현재 진행 중인 TA 56132(Smart and Livable Cities in Southeast Asia)는 한국에게 구체적이고 명확한 진입 경로를 제시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이 TA의 성과물(마스터플랜, 파일럿 데이터)을 ADB Loan 프로젝트 제안서로 발전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세부시티의 스마트 교통 파일럿이 성공하면, "Cebu Metropolitan Transport Masterplan Implementation Project (Loan $500M)"를 제안하고, 한국 기업이 EPC 컨소시엄으로 입찰하는 시나리오를 그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TA-to-Loan' 전략이다.

또한 국토부 K-City Network를 ADB ASEAN Smart City TA의 Sub-component로 편입시키면, 한국의 예산(연 50억 원)과 ADB 재원(연 $5~10M)이 결합되어 사업 규모 10배 확대가 가능하다.

EIPP의 경우, 인도네시아 Nusantara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을 수립(1~2년, 10~30억 원)한 후, ADB PPTA로 타당성 조사를 수행(1년, $3~5M)하고, 최종적으로 ADB Loan($500M~$1B)으로 전환하는 3단계 전략을 정형화해야 한다.

Rule Maker로의 진화

장기적으로 한국은 ADB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단순 참여자를 넘어 규칙 제정자로 진화해야 한다.

2025년 9월 ITU-T에서 한국의 "스마트도시 플랫폼 실시간 이벤트 모니터링 및 통합 관리(EMM)" 시스템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것은 큰 성과다. 이제 ADB 내부 기술표준으로도 채택되도록 해야 한다. ADB는 조달 규정에 따라 특정 국가 기술을 직접 명시할 수 없지만,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기술은 우대받는다.

또한 기재부가 발표한 K-Hub는 ADB와 한국 정부가 공동으로 설립하는 "한국 기후기술허브(ADB-Korea Climate Technology Hub)"로  "ADB-Korea Smart City Innovation Hub"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이 센터는 ADB 회원국 공무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신기술 파일럿 테스트베드 제공, ADB 프로젝트 사전타당성 조사 수행 등을 담당하며, 한국이 ADB 스마트시티 생태계의 지식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만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EDCF, 수출입은행, KDB, 산업은행, 민간 PE 등이 공동 출자하여 1조 원 규모의 스마트시티 전용 블렌디드 파이낸스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이 펀드는 ADB Loan과 Co-financing 형태로 투입되며, 한국 기업의 지분 투자와 장기 O&M 참여를 보장한다.

ONE KOREA 전략의 필요성

현재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기재부(KSP, EIPP), 국토부(K-City), 외교부(KOICA), 산업부(에너지 ODA)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 이를 "ONE KOREA Development Partnership" 브랜드로 통합해야 한다.

핵심은 데이터 연계다. K-City 네트워크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도시 정보를 통합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고, ADB 프로젝트 파이프라인과 매칭한다. 예를 들어, 필리핀 세부시에 K-City로 스마트 교통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면, 이 정보를 ADB Philippines Country Office에 즉시 공유하고, ADB가 세부시 교통 프로젝트 F/S를 발주할 때 한국 기업이 사전 자격심사를 통과한 입찰자로 자동 등록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10년에 한 번 올 기회

ADB가 2026년 1월부터 Merit Point Criteria를 도입하며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한국에게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다.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력과 운영 능력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중국은 이미 ADB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일본은 JICA와 ADB의 협조융자를 통해 사실상의 '일본 전용 트랙'을 구축했다. 한국이 뒤처지면 아시아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영원히 '을'의 위치에 머물 수 있다.

국토부, 기재부, 외교부가 각자의 영역을 고수하며 소규모 프로젝트를 반복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ADB라는 거인과 경쟁할 수 없다. 범정부 차원의 통합 전략, 민관 협력 생태계 구축,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이 Rule Maker가 되겠다"는 야심찬 비전이 필요하다.

2030년까지 ADB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수주액 연간 5조 원 달성, ADB 회원국 50개 도시에 K-스마트시티 모델 적용, 한국이 ADB 스마트시티 분야 최대 기술 공여국 인정—이것이 우리가 그려야 할 2030년의 그림이다.

2026년은 ADB Strategy 2030의 중간 점검 시점이자, 한국이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참고문헌

  1. Asian Development Bank (2025). Asian Development Outlook 2025: Infrastructure Investment Needs in Asia-Pacific
  2. Asian Development Bank (2024). Technical Assistance Report: Smart and Livable Cities in Southeast Asia (TA 56132-001). Manila: ADB.
  3. 기획재정부 (2025). 제58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가 결과
  4. 국토교통부 (2026). 2026년 K-City Network 해외실증형 사업 공모
  5.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9). MDB를 활용한 ODA 활성화 방안: PPP를 중심으로
  6. Asian Development Bank (2022). Technical Assistance Concept Paper: Smart and Livable Cities in Southeast Asia
  7. 국무조정실 (2025).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26-2030)
[그림 1] 출처 : THE ASEAN POST: 아세안 스마트시티 계획
[그림 2] 출처 : ASIA SMART CITY ALLIANCE: 13회 스마트시티 컨퍼런스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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