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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시아 국가 구속성 원조 해제에 따른 한국 ODA 정책 대응 방안2025-05-17 00:44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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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 구속성 원조 해제에 따른 한국 ODA 정책 대응 방안

구속성 원조 해제 환경 변화와 도전

2025년부터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국에 대한 구속성 원조(tied aid) 해제가 시행됨에 따라 한국의 ODA 정책과 기업들의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 전략에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구속성 원조란 공여국이 제공하는 원조 자금으로 수원국이 물자나 서비스를 조달할 때 공여국 또는 일부 소수 국가로 조달처를 한정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차관은 주로 한국 기업들의 사업 참여를 조건으로 하는 구속성 원조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구속성 원조 해제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권고 사항으로, 한국은 DAC 회원국으로서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OECD DAC는 원조의 효과성과 투명성 향상을 위해 구속성 원조 비중을 줄이고 비구속성 원조(untied aid)를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의 ODA 현황과 구속성 원조 해제 대상국

한국의 ODA 규모와 주요 수원국

한국은 2024년 기준 총 39.4억 달러(약 5.4조 원)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였으며, 이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0.2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32개 회원국 중 13위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한국의 ODA는 양자 간 원조와 다자 간 원조로 나뉘며, 2023년 기준 양자 간 원조는 74%, 다자 간 원조는 26%의 비율로 지원되었다. 양자 간 원조 중 유상원조(차관)는 31%, 무상원조는 69%를 차지한다.

한국 정부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27개국을 ODA 중점협력국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이 중 아시아 지역 국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몽골, 라오스,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미얀마, 인도 등 12개국에 달한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한국의 주요 ODA 수원국으로, 최근 10년간 베트남은 약 365억 달러, 인도네시아는 약 241억 달러, 필리핀은 약 103억 달러의 지원을 받았다. 이는 한국의 대외원조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이다.

구속성 원조 해제 대상국과 영향

2024년 현재 한국의 ODA 중 비구속성 비율은 약 60%이며, 나머지 40%는 구속성 원조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2025년부터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이 구속성 원조 해제 대상국에 포함된다.

기획재정부의 '2024~2026년 EDCF 중기운용방향'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EDCF 상위협력국이 구속성 원조국가를 졸업할 전망"이며, EDCF 중점지원국 중 구속성 원조 제한국은 2023년 3개국에서 2027년에는 8개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 ODA의 주요 수원국들이 점차 구속성 원조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필리핀은 OECD DAC 수원국 목록에서 하위중소득국(Lower Middle Income Countries) 범주에 속해 있으며, 2025년부터는 구속성 원조 해제 대상국이 될 것으로 확인된다. 필리핀은 한국이 최근 제공한 역대 최대 규모의 EDCF 지원(총 20억 달러)을 받는 중요한 협력국이다. 파나이-귀마라스-네그로스(PGN) 교량 프로젝트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이 국가에 대한 구속성 원조 해제는 한국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성 원조 해제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은 한국 기업들의 주요 해외 인프라 시장으로, 이 국가들에 대한 구속성 원조 해제는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 가격 경쟁 심화: 중국, 일본 등의 기업들과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한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중소기업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필리핀의 경우 PGN 교량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인프라 사업에서 국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 시장 진입장벽 상승: 현지 네트워크, 경험, 기술력 등이 더욱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되면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중소기업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필리핀은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한 시장으로, 이러한 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3. 기업 간 협력 필요성 증가: 단독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 공동 진출 등 협력 모델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모두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많아 기업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4. 기술력과 전문성의 중요성 강화: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력, 전문성, 사업 관리 능력 등 비가격 경쟁 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필리핀과 같이 재난 대응, 교통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장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정부의 대응 전략

구속성 원조 해제 환경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해야 할 대응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ODA 정책 및 지원 체계 개선

  • 비구속성 ODA 환경에 적합한 지원 제도 정비: 비구속성 ODA 사업에서도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포함한 구속성 원조 해제국에 대한 특별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필리핀의 경우,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인 PGN 교량 사업과 같은 기존 약속된 프로젝트에서의 한국 기업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 선진국형 ODA 모델로의 전환: 양적 확대보다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춘 ODA 정책을 추진하고, 개발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ODA/GNI 비율은 0.21%로 DAC 회원국 평균(0.37%)의 절반 수준인 만큼,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 다자간 협력 체계 강화: 다자개발은행(MDB)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촉진하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아시아개발은행(ADB)과의 협조융자 규모(7억 달러)를 활용한 공동 사업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에서는 ADB가 주요 개발 파트너이므로, 이러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2. 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 기술 경쟁력 강화: R&D 지원, 혁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가격이 아닌 기술과 품질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수원국의 수요가 높은 스마트시티, 그린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등 분야의 기술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필리핀의 경우 재난 복구, 교통 인프라, 수자원 관리 등 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 금융 지원 확대: 수출금융, 보증 등 다양한 금융 지원 수단을 강화하여 기업들의 해외 진출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 EDCF 외에도 수출입은행의 해외 인프라 개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구속성 원조 해제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필리핀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 금융 지원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 해외 네트워크 구축 지원: KOTRA, 해외건설협회 등을 통한 현지 네트워크 구축, 정보 제공, 현지 기업과의 협력 기회 창출 등 소프트 인프라 지원이 중요하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에 대한 현지 시장 정보 수집 및 제공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필리핀은 지역별 특성이 다양하므로, 각 지역에 특화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3.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 맞춤형 ODA 진출 교육: 중소기업을 위한 ODA 사업 참여 교육, 컨설팅 등을 확대하여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특히 비구속성 원조 환경에서의 국제 경쟁 전략, 제안서 작성, 국제 입찰 참여 방법 등에 관한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필리핀 시장에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중소기업의 진출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 컨소시엄 구성 촉진: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소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을 촉진하고, 이를 위한 매칭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시장에서 경험이 있는 기업과 신규 진출 기업 간의 협력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의 PGN 교량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사업에서는 이러한 컨소시엄 구성이 더욱 중요하다.

  • 전문 인력 양성: 글로벌 조달 시장, ODA 사업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중소기업에 파견하는 인력 지원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KOICA의 ODA 영프로페셔널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여 구속성 원조 해제 대상국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필리핀의 경우 현지 문화와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인력이 특히 중요하다.

기업의 대응 전략

1. 경쟁력 강화 전략

  • 기술 및 품질 차별화: 가격만이 아닌 기술력, 품질, 사후관리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의 우선순위 개발 분야(인프라, 환경, 디지털 전환 등)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필리핀의 경우 재난 대응, 교통 인프라 등에서 한국의 기술적 강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 현지화 전략 강화: 현지 법인 설립, 현지 인력 채용, 현지 기업과의 제휴 등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필리핀은 지역별 문화적 차이가 크므로, 각 지역에 맞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필리핀의 경우 현지 인력의 영어 구사 능력이 높아, 이를 활용한 현지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 종합 솔루션 제공 역량 강화: 단순 시공이나 설비 공급을 넘어 설계, 시공, 운영,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제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이 주력하는 스마트시티, 교통 인프라, 환경 분야에서의 패키지 솔루션 개발이 중요하다. 필리핀의 PGN 교량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인프라의 경우, 장기적인 유지보수와 운영을 포함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2. 협력 모델 구축

  • 국내 기업 간 협력: 대기업-중소기업, 중소기업 간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상호 보완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우기 재난 대응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의 전문성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

  • 현지 기업과의 협력: 현지 기업과의 합작, 제휴 등을 통해 현지 네트워크와 경험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의 현지 기업과의 협력은 비구속성 원조 환경에서 가격 경쟁력과 현지 이해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필리핀은 특히 정치적 관계와 지역적 특성이 중요한 시장이므로,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 국제 컨소시엄 참여: 선진국 기업들과의 국제 컨소시엄에 참여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점진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특히 일본, 유럽 등 기술력과 재정력을 갖춘 선진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비구속성 원조 환경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필리핀에서는 일본 기업과의 협력이 효과적일 수 있다.

3. 틈새시장 공략

  • 특화 분야 집중: 전체 시장보다는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특정 분야(스마트시티, 교통, 수처리, 재생에너지 등)에 집중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필리핀의 경우 재생에너지, 수자원 관리, 재난 대응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 대체시장 발굴: 구속성 원조 해제 대상이 아닌 국가들이나 다자간 개발은행 지원 사업 등 대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한국의 27개 중점협력국 중 구속성 원조 해제 영향이 적은 국가들에 대한 진출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필리핀의 경우도 ADB, 세계은행 등 다자간 개발은행이 지원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비구속성 ODA 시장 대응을 위한 제언

구속성 원조 해제는 단기적으로는 한국 기업들에게 도전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1. Team Korea 접근법: 정부, 금융기관, 기업, 전문가가 참여하는 '팀 코리아'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통합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과 같은 주요 시장을 위한 국가별 전담 팀을 구성하여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필리핀에 대해서는 현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존의 약속된 프로젝트의 안정적 진행을 보장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2. 선제적 정보 제공: ODA 사업 초기 단계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여 기업들이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2025년 이후 변화될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원조 시장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필리핀의 국가 개발 계획, 우선순위 사업 분야 등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3. ESG 요소 강화: 환경, 사회, 거버넌스(ESG) 요소를 강화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여 국제 개발협력 트렌드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ESG는 국제 원조 시장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비구속성 원조 환경에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필리핀은 기후변화 취약국으로, 환경 친화적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다.

  4. 디지털 전환 역량 활용: 한국의 디지털 기술력을 활용한 스마트 인프라, 디지털 전환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은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높아, 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다. 필리핀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며, 특히 전자정부, 디지털 결제 시스템 등에 대한 수요가 높다.

구속성 원조 해제라는 도전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과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을 포함한 글로벌 ODA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고, 국제 개발협력의 진정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1.www.eurodad.org, 2.https://kyotoreview.org/trendsetters/colonialism-asean-identity/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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