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의 평가 패러다임 전환: OECD DAC의 적절성과 일관성 기준을 중심으로서론: 국제개발협력 환경과 평가 패러다임의 변화국제개발협력에서 사업의 성과를 측정하고 효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 왔다. 특히 1991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서 제시한 5대 평가기준(적절성, 효과성, 효율성, 영향력, 지속가능성)은 지난 30여 년간 대부분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평가에 적용되어 왔다. 그러나 2015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채택 등 개발환경의 변화에 따라 2019년에 OECD DAC은 기존 5대 기준을 수정하고 '일관성(Coherence)'이라는 6번째 평가기준을 추가했다. 이 개정은 단순한 기준 추가를 넘어 국제개발협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본 칼럼에서는 OECD DAC의 평가기준 중 '적절성(Relevance)'과 '일관성(Coherence)'을 중심으로, 이들의 개념과 한국의 주요 원조기관인 KOICA와 EDCF의 평가체계에서 이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적절성(Relevance):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가?"적절성은 "개입이 수혜자, 글로벌, 국가 및 파트너/기관의 요구, 정책 및 우선순위에 얼마나 잘 부응하고 있으며, 상황이 변화해도 계속해서 부응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평가기준이다. 즉, "프로젝트가 올바른 문제를 올바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EDCF의 적절성 평가 접근법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은 적절성을 평가할 때 다음의 하위 기준들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 국가개발전략과의 일치성: 프로젝트가 수원국의 국가개발전략에 명시된 우선순위 목표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 EDCF/한국 ODA 전략과의 일치성: 프로젝트가 한국의 국가협력전략(CPS) 및 EDCF의 지원 전략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 프로젝트 계획의 적절성: 산출물과 성과 간의 논리적 연계성, 논리모형의 질적 수준 등을 검토한다.
- 파트너 국가 정부의 주인의식: 파트너 국가 정부가 계획, 실행, 관리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EDCF는 각 하위 기준에 1~4점의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평균하여 '매우 적절(3.7점 이상)', '적절(2.6~3.7점)', '부분적으로 적절(1.8~2.6점)', '부적절(1.8점 미만)'의 4단계로 평가한다. KOICA의 적절성 평가 접근법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적절성 평가에 있어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들을 활용한다: 프로젝트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정책, 필요 및 우선순위를 반영하여 설계되었는가? - 한국 정부(KOICA 포함)의 협력전략, 수원국의 정부개발전략, 국제개발목표(SDGs 등), 이해관계자 요구, 프로젝트 지역의 우선순위 등을 반영했는지 평가한다.
- 사전수요조사와 이해관계자 분석 과정에서 문제 트리, 변화 이론 분석 등 구체적 분석 방법 활용 여부를 확인한다.
프로젝트 설계가 내외부 조건 변화에 대응하여 적절하게 관리되고 유지되었는가? - 프로젝트 기간 중 발생한 변화에 대한 대응의 적시성을 검토한다.
- 잠재적 위기와 프로젝트 관리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공유 여부를 확인한다.
- 대안 개발 및 실행의 효과성을 평가한다.
KOICA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1~4점 척도로 평가하며,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를 활용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다. 일관성(Coherence): "개입이 얼마나 잘 맞는가?"일관성은 "개입이 다른 개입들과 얼마나 잘 맞는가?"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2019년 OECD DAC 평가기준 개정에서 새롭게 추가되었다. 일관성은 내부적 일관성(Internal Coherence)과 외부적 일관성(External Coherence)으로 구분된다. 일관성은 개발협력 프로젝트가 고립된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정책 환경과 개발 생태계 내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작동하는지를 평가한다. KOICA의 일관성 평가 접근법KOICA는 일관성 평가를 내부적 일관성과 외부적 일관성으로 구분하여 접근한다: 일관성 평가의 도전과제일관성을 평가할 때 직면하는 몇 가지 도전과제가 있다: 정책 일관성 평가의 복잡성: 철저한 평가를 위해서는 대량의 정책 문서, 데이터, 정보 제공자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데이터 접근 제한: 데이터 보호 법률 및/또는 조직 정책으로 인한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평가 범위의 광범위성: 모든 관련 정책 영역에서 일관성을 평가하면 범위가 매우 넓어질 수 있다. 부서 간 협력의 어려움: 일부 평가 부서의 권한이 인도주의 및 개발 지원에만 초점을 맞춰 정부 전체에 걸친 일관성 질문을 평가하는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적절성과 일관성의 차이점과 연관성적절성과 일관성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평가 실무자들을 위한 시사점 명확한 평가 질문 설정: 적절성과 일관성 평가를 위한 구체적인 질문을 사전에 설정하고, 이에 맞는 지표와 데이터 수집 방법을 계획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고려: 국가, 국제 수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때로는 상충될 수 있는 우선순위와 요구사항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명확한 목표 이해: 개입의 목표가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 이론 활용: 명확한 변화 이론이나 논리 모델은 적절성 평가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맥락 변화 추적: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맥락이 어떻게 변화했고, 개입이 어떻게 적응했는지(또는 적응하지 못했는지) 추적해야 한다. 일관성 범위 우선순위 설정: 평가의 목적과 활용도에 따라 일관성 평가의 범위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결론: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OECD DAC의 평가기준 개정과 일관성 기준의 추가는 개발협력 사업이 단독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정책 환경과 개발 생태계 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주목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한국의 주요 원조기관인 KOICA와 EDCF는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평가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다. 적절성과 일관성은 상호보완적인 개념으로, 함께 고려될 때 개발협력 사업의 실질적인 가치와 효과를 더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개발협력 평가에 있어 이 두 기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업의 계획, 실행, 모니터링, 평가의 전 단계에 걸쳐 통합적인 접근법을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더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국제개발협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OECD. (2019). Better Criteria for Better Evaluation: Revised Evaluation Criteria Definitions and Principles for Use. Paris: OECD Publishing. OECD. (2021). Applying Evaluation Criteria Thoughtfully. Paris: OECD Publishing. 조인서. (2024). KOICA 탄자니아 UNICEF 콜레라 퇴치사업 종료평가보고서. 성남: 한국국제협력단. 정성훈. (2024). KOICA 탄자니아 이틸리마주 소외열대질환 사업 종료평가보고서. 성남: 한국국제협력단. 한국수출입은행. (2021). EDCF 평가 매뉴얼. 서울: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국제협력단. (2021). 개발협력사업 성과관리 가이드라인. 성남: 한국국제협력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2021). 국제개발협력 통합평가지침. 서울: 국무조정실. 강경재. (2025). 국제개발협력 사업 평가 - 적절성과 일관성 평가. 경희대학교 국제개발협력학과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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