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KOICA 공공협력사업 이해와 추진전략: 공공부문의 새로운 ODA 참여 모델들어가며2024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공협력사업 제도개편은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기존의 분산된 사업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통합된 공공협력사업 체계로의 개편은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기관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특히 트랙1(Q-DEEP)에서 시작하여 트랙2(파일럿사업), 트랙3(국별협력사업)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 방식은 공공부문이 어떻게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개발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혁신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1. KOICA 공공협력사업의 본질과 특징1.1 사업의 정의와 목적KOICA 공공협력사업은 공공부문의 고유한 사업영역(공공제도, 공공조직운영, 공공사업 및 서비스)을 개발도상국 현지 실정에 맞게 맞춤화하여 공공부문의 분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제도다. 이 사업의 핵심 목적은 사업간 연계 강화와 파트너 기관의 분야별 전문성, KOICA의 네트워크 및 현장 전문성 접목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있다. 1.2 제도개편의 핵심 변화2024년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KOICA 정부부처 제안사업"과 "공공협력사업(국사협)"이 "공공협력사업"으로 통합 운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부처 및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제안 및 운영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의미에서 혁신적이다. 특히, 기존에는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역할이 사업 제안과 기획으로 제한됐던 것에서 벗어나, ODA 사업 전 과정(기획-수행-평가)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되어 '책임 있는 제안과 수행'이 가능해졌다. 2. 단계별 트랙 시스템: 체계적 접근의 혁신2.1 트랙1(Q-DEEP): 기반 구축 단계사업 특징: - 기간: 1년 이내의 단기 사업
- 규모: 5억원 이내
- 내용: 정책자문, 역량강화, 타당성조사 중심
- 제약: 하드웨어 투입 불가
- 목적: 개발도상국의 제도적 기반 구축 및 정책 역량 강화
트랙1은 후속 사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핵심 단계로, 현지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이 단계를 성공적으로 완료해야 트랙2, 3으로의 연속적 진행이 가능하다. 2.2 트랙2(파일럿사업): 시범 구현 단계사업 특징: - 내용: 중장기 로드맵 수립 및 시범사업 실시
- 규모: 25억원 이내
- 하드웨어 지원: 총사업비의 40% 이내에서 보조적 필수기자재 지원 가능
- 운영 조건: 실제 시설/기자재 운영기간 12개월 확보 필수
- 제약: 장기간 소요되는 인프라환경 구축은 제한
트랙2는 트랙1에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 모델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기자재 물류, 검수 및 시스템 감리 비용을 반드시 사업비에 포함시켜야 하는 등 실무적 요구사항이 구체화되어 있다. 2.3 트랙3(국별협력사업): 본격적 사업 단계사업 특징: - 기간: 2-5년의 다년도 사업
- 규모: 프로젝트 1천만불 이내 또는 개발컨설팅 500만불 이내
- 형태: 프로젝트형 사업과 개발컨설팅(DEEP) 포괄
- 내용: 물적협력수단(하드웨어)과 인적협력수단(소프트웨어)의 패키지화
세부 사업 형태: 1) 프로젝트형 - 건축, 시설물, 기자재 등의 물적협력수단과 전문가 파견, 연수생 초청 등의 인적협력수단을 결합한 종합적 사업
2) 개발컨설팅(DEEP) - 소프트웨어 및 제도구축 지원에 특화된 사업
- 컨설팅, 전문가 파견, 초청연수 등 기술협력 중심의 사업
3) 분쟁 및 취약국 지원 - 민주적 제도 구축 지원, 분쟁폭력 상황 대응 및 평화 복원을 통한 구조적 원인 제거
트랙3는 트랙1-2를 통해 검증된 사업 모델을 본격적으로 확대 실시하는 단계로, 협력대상국의 경제·사회발전 및 복지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 성공사례 분석: 단계별 접근의 실제 적용3.1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탄자니아 사업: 제도 전문성 모델사업 개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4년 KOICA 통합공모에서 선정된 탄자니아와 파라과이 건강보험지원사업은 공공협력사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5억원 규모의 탄자니아 사업은 현지 단일 건강보험법 신규 시행에 맞춰 중장기 이행안 및 가입자 확대 시범사업 계획 수립, 제도운영 역량강화, 건강보험 관련 전문성 전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계별 접근 가능성: 이 사업은 향후 트랙1(정책자문 및 타당성 조사) → 트랙2(소규모 시범사업) → 트랙3(전국 확대 프로젝트)로 발전할 수 있는 전형적인 모델을 제시한다. 3.2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협력사업: 기술 통합 모델한-베트남 스마트시티 건설기술 협력센터사업 개요: - 사업비: 74.93억원
- 사업기간: 2020년 6월 ~ 2024년 10월 (52개월)
- 사업성격: 국토교통부 ODA 사업 (트랙3 규모에 해당)
혁신적 협력 모델: 이 사업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토연구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4년간 컨소시엄을 구성한 대표적인 트랙3 사업이다. 시설 구성 및 성과: - 한국 스마트시티 기술전시관
- 스마트시티 인증데이터센터
- 스마트 가상현실(VR) 체험관
- 교육센터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IKN) 스마트시티 협력사업사업의 전략적 중요성: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 추진하는 21세기 최대 규모의 수도 이전 프로젝트로, 2045년 최종 완공 시 3,200만 명이 거주할 예정이다. 단계적 접근 사례: - 트랙1 단계: K-City 네트워크 사업 (2020-2021년, 9.5억원) -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 트랙2 단계: 스마트시티 협력센터 구축사업 (2024-2027년, 국토교통부 ODA 예비사업)
- 트랙3 단계: 공무원주택 시범단지 사업 (6,055억원 규모, 민관합작 방식)
이는 트랙1에서 시작하여 트랙3로 발전하는 이상적인 단계별 접근 모델을 보여준다. 4. 기존 KOICA 사업과의 차이점4.1 운영 주체의 변화기존에는 KOICA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했다면, 새로운 공공협력사업에서는 정부부처와 지자체가 사업의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트랙3에서는 기존 국별협력사업과 유사한 규모와 형태로 부처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하다. 4.2 체계적 단계별 접근기존 방식: 개별 사업별 독립적 추진 새로운 방식: 트랙1 → 트랙2 → 트랙3의 연속적, 체계적 접근 이러한 단계적 접근은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협력국과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4.3 평가 기준의 구체화 및 가점 시스템- 적정성, 타당성: 사업 자체의 논리적 타당성
- 사업수행역량: 제안기관의 실행 능력
- ODA참여의지: 지속적 협력 의지
- 가점 요소: 현장수요형 사업제안(2점), 신규파트너기관제안(2점), 종료되는 사업과의 연계(1점)
5. 정부·기업의 사업 이해와 준비사항5.1 정부부처·지자체를 위한 단계별 전략1) 트랙1 준비전략: 기반 다지기 - 전문성 기반 발굴: 각 부처의 고유 전문분야에서 개발도상국 수요와 매칭되는 지점 탐색
- 현지 수요 조사: KOICA사무소를 통한 현장수요형 사업 발굴로 가점 확보
- 타당성 검증: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한 사업 성공 가능성 확보
2) 트랙2 준비전략: 시범 운영 - 중장기 로드맵 수립: 트랙3로의 확장을 고려한 체계적 계획 수립
- 시범사업 설계: 제한된 예산(총사업비 40% 이내) 범위에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 개발
- 성과 측정 체계: 트랙3 진행을 위한 객관적 성과 지표 설정
3) 트랙3 준비전략: 본격 확장 - 패키지형 사업 기획: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종합적 접근
- 민관협력 모델: 공공기관의 전문성과 민간기업의 기술력 결합
- 지속가능성 확보: 2-5년 사업기간 동안의 안정적 운영 체계 구축
5.2 민간기업의 단계별 참여 전략1) 트랙1 단계 참여 - 컨설팅 역량: 정책자문 및 타당성 조사에 필요한 전문 컨설팅 제공
- 공공기관 파트너십: 부처 및 공공기관과의 협력 관계 구축
2) 트랙2 단계 참여 - 시범 기자재 공급: 40% 예산 범위 내에서 핵심 기자재 제공
- 운영 노하우 전수: 12개월 운영기간 동안의 기술 지원
3) 트랙3 단계 참여 -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 종합적 솔루션 제공업체로서 주도적 역할
- '팀코리아' 전략: 정부-공공기관-민간기업 연합 참여
- 현지 법인 설립: 장기 사업을 위한 현지 거점 구축
6. 추진전략과 향후 전망6.1 통합적 접근 전략1) 단계별 연계 강화 트랙1에서 도출된 결과를 트랙2에서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트랙3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의 인도네시아 사례처럼 K-City 네트워크(트랙1) → 협력센터 구축(트랙2) → 공무원주택 단지(트랙3)로 이어지는 연계 모델이 이상적이다. 2) 다부처 연계 협력 단일 부처의 한계를 넘어서 관련 부처들이 연계하는 범부처 협력 모델이 효과적이다. 인도네시아 사례에서 국토교통부(스마트시티), 환경부(상수도, 285억원), 기획재정부(경제협력)가 연계한 것이 좋은 사례다. 3) 지역별 허브 구축 베트남 하노이 협력센터를 동남아시아 진출의 허브로 활용하고, 인도네시아 신수도를 차세대 스마트시티의 글로벌 표준으로 제시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6.2 트랙 시스템의 전략적 활용1) 리스크 관리 - 트랙1에서 철저한 사전 검증으로 실패 위험 최소화
- 트랙2에서 시범 운영을 통한 모델 검증
- 트랙3에서 검증된 모델의 안정적 확대
2) 파트너십 구축 - 트랙1-2를 통한 현지 정부 및 기관과의 신뢰 관계 구축
- 트랙3에서 장기적 파트너십으로 발전
3) 브랜드 구축 - 트랙별 성과 축적을 통한 K-브랜드 구축
- K-스마트시티, K-헬스케어 등 분야별 글로벌 표준 확립
6.3 향후 전망1) 확산 가능성 국토교통부와 건강보험공단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부처들도 자신들의 전문분야에서 유사한 트랙 시스템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규모의 확대 - 트랙1: 수억원 규모의 기초 조사
- 트랙2: 수십억원 규모의 시범사업
- 트랙3: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의 본격 사업
이러한 단계적 확대를 통해 총 ODA 규모의 대폭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3) 글로벌 표준화 한국형 단계별 접근 모델이 다른 공여국들에게도 벤치마킹될 수 있는 혁신적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KOICA 공공협력사업의 트랙 시스템 도입은 우리나라 ODA의 질적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 변화다. 트랙1(Q-DEEP) → 트랙2(파일럿사업) → 트랙3(국별협력사업)으로 이어지는 체계적 접근은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협력국과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이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베트남 스마트시티 협력센터(75억원, 트랙3)와 인도네시아 신수도 협력사업(K-City 네트워크 9.5억원에서 시작하여 수천억원 규모로 확장)은 이러한 단계적 접근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건강보험공단의 탄자니아 사업처럼 제도적 전문성을 활용한 사업부터, 국토교통부의 기술 통합형 대규모 협력까지, 각 기관의 고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성공 모델이 창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필수적이다: 1) 장기적 비전: 단발성 사업이 아닌 트랙1에서 트랙3까지의 장기적 로드맵 수립 2) 체계적 준비: 각 트랙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준비와 접근 3) 연계 강화: 부처간, 민관간, 국가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4) 성과 관리: 단계별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시스템 공공협력사업의 트랙 시스템이 단순한 사업 수주의 기회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과 노하우를 개발도상국과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진정한 의미의 국제개발협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국토교통부가 보여준 K-스마트시티의 성공이 K-거버넌스, K-헬스케어, K-그린뉴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어, 한국형 단계별 접근 모델이 글로벌 개발협력의 새로운 표준이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1. 한국국제협력단. (2025). 『2025년 KOICA 정부부처·지자체·공공협력사업 통합공모 안내서』. 2.국토교통부. (2024. 8. 13). 『한-베트남 '스마트시티 협력' 본격화』 보도자료. 3.국토연구원. (2023. 6. 26). 『한국-인도네시아 수도이전 협력사업의 평가 및 추진방향』 국토정책 Brief. 4.한국토지주택공사. (2020. 8. 30). 『LH-코이카, 개발도상국 스마트시티‧인프라 분야 협력 강화』. 5.한국수자원공사. (2024. 5. 22). 『한국수자원공사, 인도네시아의 미래에 맑은 물 지원한다』. 6.해외건설협회. (2024). 『2027년도 국토교통 ODA 신규사업 공모』. 7.국토연구원. (2022. 11. 17). 『인도네시아 신수도 개발 추진동향과 협력방안 제언』. 8.국토연구원. (2023. 4. 10). 『국토·도시·인프라 국제개발협력사업의 성과관리 개선방안』. 9.국토연구원. (2022. 8. 11). 『스마트도시 해외진출 성과제고 방안』. [그림 1] 출처: 연합뉴스 - 25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통합 공모설명회 [그림 2] 출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 한-베트남 스마트시티 건설기술 협력센터 착공식 현장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5.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