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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월드뱅크 국제개발협력 2025년 결산 및 2026년 전망: 일자리와 디지털 혁신으로 전환하는 개발협력2026-01-0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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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뱅크 국제개발협력 2025년 결산 및 2026년 전망: 일자리와 디지털 혁신으로 전환하는 개발협력

예상을 뛰어넘은 회복탄력성, 그러나 지속되는 구조적 위기

2025년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격변의 한 해였다. 지속되는 지정학적 갈등, 극단적 기후재난, 경제적 불확실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들 국가는 연초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회복탄력성을 보여주었다. 월드뱅크가 지난 12월 발표한 '2025 개발협력 회고 및 2026 전망' 보고서는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했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었으며, 채권시장 접근성이 개선되었다고 평가했다.

국제개발협력 전문 미디어 Devex 역시 "연초 예상보다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며, 특히 대형 자선재단들이 개별 국가 원조 규모를 뛰어넘는 기부를 단행하며 공적 원조 축소의 공백을 일부 메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발도상국들이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며 시장 다각화에 성공한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구조적 위기는 여전히 심각하다. 가장 큰 문제는 부채다. 지난 3년간 개발도상국들이 받은 원조보다 상환한 부채가 더 많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재정 여력이 이미 축소된 상황에서 개발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며, 각국 재무장관들은 극도로 제한된 정책 도구만을 보유한 채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OECD 주요 공여국들의 원조 예산 대폭 삭감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많은 개발협력 기관들이 직원을 해고하고, 사무소를 폐쇄하며, 효과적인 프로그램조차 예산 부족으로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자리 위기: 모든 국가의 공통분모

월드뱅크가 2025년 발견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일자리 문제가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모든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이다. 저소득국가는 일자리 절대 부족에 시달리고, 중소득국가는 일자리 질 저하를 우려하며, 고소득국가조차 일자리 성격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사회적 불안을 겪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인구학적 변화는 시급한 대응을 요구한다. 향후 10년간 약 12억 명의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세계 대부분이 고령화되는 반면 아프리카와 일부 개발도상국은 폭발적인 청년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게 의미 있는 일자리, 소득, 생계, 희망, 존엄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불안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월드뱅크는 역사상 처음으로 일자리 창출을 명시적으로 체계화(operationalize)했다. 전략 프레임워크는 3대 기반 기둥과 5대 일자리 창출 섹터로 구성된다.

3대 기반 기둥:

  • 기초 인프라 구축
  • 정책 및 규제 환경 조성
  • 민간자본 동원

5대 일자리 창출 섹터:

  • 인프라: 건설 및 운영 단계에서 대규모 고용 창출
  • 헬스케어: 건강한 인구 조성과 동시에 의료 일자리 창출
  • 농업: 생산성 향상을 통한 고부가가치 일자리 전환
  • 부가가치 제조업: 현지 구성요소가 강한 제조업 육성
  • 관광: 서비스업 기반 일자리 창출

모든 국가별 전략이 이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Mission 300(전력 접근성 확대), AgriConnect(농업 가치사슬 혁신), 15억 명 헬스케어 접근 제공, 5억 명 사회보호 서비스 제공 등 대규모 플래그십 이니셔티브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

'One WBG' 전략: 통합과 효율성의 극대화

원조 예산이 축소되는 환경에서 월드뱅크는 조직 효율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World Bank Group 내부 통합이다. 공공부문(IBRD, IDA)과 민간부문(IFC, MIGA)이 역사상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며 '하나의 월드뱅크 그룹(One WBG)'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핵심 논리는 명확하다.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을 더 많이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부문이 성장의 파이이며, 일자리는 주로 민간부문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originate to syndicate' 방식—월드뱅크가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이를 민간투자자에게 매각하여 대차대조표 여력을 확보하는 방식—이 개념에서 실행 단계로 진입했다.

외부의 가장 큰 비판은 "월드뱅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위기의 속도에 비해 너무 느리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월드뱅크는 프로젝트 준비 시간을 26% 단축했으며, 더 나아가 'Knowledge Bank'를 재편하고 있다. 정책, 규제, 기술 측면의 모범 사례를 체계화하여, 검증된 프로젝트 모델을 한 번에 30~50개씩 대규모로 신속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동시에 월드뱅크는 취약국가와 저역량 환경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극빈층의 대다수가 이러한 환경에 살고 있기 때문에, 속도와 규모를 추구하면서도 수원국의 집행, 행정, 모니터링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2026년 전망: 'Small AI' 혁명과 디지털 전환

월드뱅크가 제시한 2026년 최대 화두는 'Small AI'—일상적이고 실용적인 AI 활용—이다. 케냐에서 만난 한 농부의 사례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전에는 이웃 마을 전문가를 불러야 했지만, 스마트폰에 AI 진단 앱을 다운로드한 후 작물 사진을 찍자 몇 초 만에 '흑부병(black rot)'으로 진단되었다. 농부는 "이제 마을에 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비아 구리 광산 지역에서도 디지털 및 지리공간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광맥을 발견하고 불법 채굴을 탐지하는 등 기술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처럼 첨단 기술이 반드시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앱 하나로 농민의 생산성을 혁신할 수 있다면, 저비용 고효과 솔루션이 개발협력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

AI를 넘어 디지털화 전반이 2026년의 핵심이 될 것이다. 원조 예산이 삭감되는 상황에서 유일한 해법은 "같은 자원으로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며, 그 해답이 바로 디지털화다. 글로벌 헬스 분야를 예로 들면, 어떤 아이가 예방접종을 받았는지, 영양 치료식을 받았는지 추적하는 작업이 여전히 많은 부분 종이 기반이다. 디지털 시스템으로 전환하여 전 세계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무엇이 효과적인지 확인하여 그곳에 더 많이 투자하고, 비효율적인 것은 줄여야 한다.

AI는 보건, 교육, 농업 분야에서 대규모 도약(leapfrogging)을 가능하게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발협력이 전달되는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더 지역화되고, 시장 중심적이며, 기술 기반이 되도록—이다.

월드뱅크 성과부서는 AI를 활용한 혁신적 접근을 소개했다. "2030년까지 15억 명에게 의료 서비스 제공, 5억 명에게 사회보호 서비스 제공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다. 이제 AI와 데이터를 사용하여 이러한 목표 달성 가능성을 예측할 뿐만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변경해야 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사후 평가가 아닌 실시간 조정이 가능한 체계로, 개발협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이다.

현장의 목소리: '자연과 함께 일하기'

케냐 Muranga 지역의 한 20대 여성 농부는 회계사에서 전업 농부로 전환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녀는 2025년을 이렇게 회고했다. "경제는 매우 나빴고, 농업 생산과 가격은 극심하게 오르내렸습니다. 많은 농부가 손실을 입고 산업을 떠났고, 저도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비가 오면 너무 많이 와서 홍수가 나고, 건조하면 너무 건조해서 가뭄이 듭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연과 함께 일하기(working with nature)"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토양 관리, 수원 보호, 벌의 수분 활동 촉진 등 생태학적 접근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그녀는 2026년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을 교육하고 싶다. 자연과 싸우지 말고 함께 일해야 한다. 벌을 제거하지 마라. 그들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생산 비용을 줄이고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고 희망을 표현했다.

이는 기후변화 시대의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극단적인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화학비료 중심의 집약농업보다는 토양 건강, 생물다양성, 수자원 관리에 기반한 생태농업이 더 회복탄력적임이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시사점

일자리 중심 개발협력 전략의 재편

월드뱅크의 일자리 중심 접근은 한국의 ODA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섹터별 접근을 취해왔으나, 이제는 모든 프로젝트의 고용 창출 효과를 명시적으로 설계하고 측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프리카 청년층 12억 명이 향후 10년간 노동시장에 진입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산업화 경험과 직업훈련 노하우는 큰 가치를 지닌다. 제조업, 농업 가치사슬,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한국형 일자리 창출 모델을 개발협력에 접목할 수 있다.

AI와 디지털 기술의 전략적 활용

'Small AI'의 사례는 첨단 기술이 반드시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은 농업 AI 진단 시스템, 원격 의료 플랫폼, 교육 콘텐츠 디지털화 등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KOICA와 민간 IT 기업의 협력을 통해 개발도상국 맞춤형 디지털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민간 협력 강화

월드뱅크의 'One WBG' 전략은 공공과 민간의 통합적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한국도 EDCF와 KOICA의 협력을 넘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민간 기업의 역량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이 주로 민간 섹터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공 개발협력이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드뱅크의 'originate to syndicate' 모델을 참고하여, EDCF 프로젝트를 한국 및 글로벌 민간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취약국가 역량 강화

극빈층의 대다수가 취약하고 낮은 역량의 국가에 살고 있다. 원조 효과성을 높이려면 수원국의 집행, 행정, 모니터링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짧은 기간 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유일한 사례로, 제도 구축과 인적 역량 개발에 대한 실질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기후변화 적응과 자연 기반 솔루션

케냐 농부의 "자연과 함께 일하기" 접근은 기후변화 시대의 핵심 전략이다. 한국은 새마을운동의 경험과 최근의 스마트팜 기술을 결합하여, 기후 스마트 농업(Climate-Smart Agriculture) 분야에서 독자적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농업 부문이 GDP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이러한 접근은 식량안보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해결하는 솔루션이 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혁신을 일상으로

2025년 월드뱅크의 경험이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위기가 혁신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원조 예산 삭감, 부채 위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조직 통합, 디지털 전환, 일자리 중심 전략 재편이라는 구조적 혁신이 이루어졌다.

2026년은 이러한 혁신이 현장에서 검증받는 해가 될 것이다. Small AI가 케냐 농부의 손에서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잠비아 광부가 스마트폰으로 불법 채굴을 탐지하며, 월드뱅크의 Knowledge Bank가 30-50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신속 배치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한국 국제개발협력 역시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일자리 창출, 디지털 전환, 공공-민간 협력, 취약국가 역량 강화를 핵심 축으로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유일한 국가로서, 산업화와 민주화, 디지털 혁신을 동시에 이룬 경험을 개발협력 DNA에 명확히 각인시켜야 한다.

월드뱅크 운영담당 이사의 2026년 소망—"모든 것이 정렬되어 있다. 내부 일관성과 파트너십이 준비되어 있다. 이제 진전을 이룰 기회를 갖고 있다"—은 한국 개발협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연대의 손길은 멈추지 않되, 그 방식은 더욱 정교하고 똑똑해져야 한다. 이것이 원조의 위기 시대,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길이다.


참고문헌

  • World Bank. (2025.12.18). "Getting Development Done: 2025 in Review". The Development Podcast
  • World Bank. (2025). "How to Drive Intelligent Outcomes in the Age of AI". The Development Podcast
  • Devex. (2025). "2025 Development Year in Review"
  • World Bank. (2025). "Jobs as a North Star: Operationalizing Employment Creation Strategy"
  • World Bank. (2025). "Mission 300: Energy Access Initiative"
  • World Bank. (2025). "AgriConnect: Agricultural Value Chain Innovation"
  • World Bank. (2025). "Health for All: 1.5 Billion People Healthcare Access Initiative"
  • OECD DAC. (2025). "2025 ODA Outlook and Trends Report"
[그림 1] 출처 : UNDP : Three ways digital transformation accelerates sustainable development
[그림 2] 출처 : World Bank: 2025 Resilient Economies, Smart Development, and More Jobs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6.1.8
#월드뱅크2025#국제개발협력2026#일자리창출전략#아프리카청년실업#SmallAI혁명#디지털개발협력#기후스마트농업#OneWBG전략#개발금융혁신#K스마트시티O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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