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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원조의 위기' 시대, K-스마트시티가 아세안의 미래를 연다2026-01-03 14:07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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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조 재편에 대응하는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택


변곡점에 선 국제개발협력

2026년 새해 첫날, 영국 가디언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미국이 유엔(UN) 인도적 지원금 20억 달러를 담보로 "적응하거나, 축소하거나, 소멸하라(Adapt, shrink or die)"는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예산 긴축을 넘어 글로벌 원조 체계의 근본적 재편을 의미한다.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는 2025년 글로벌 ODA가 전년 대비 최대 17% 감소한 1,700억~1,86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은 개발협력 예산을 50% 이상 삭감했고, 영국은 해외 원조 예산을 GNI 대비 0.5%에서 0.3%로 줄이며 약 60억 파운드를 삭감했다. 일본 역시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한 안보 중심 원조 비중을 높이며 ODA를 외교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유일한 국가인 대한민국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2일, 장원삼 KOICA 이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통합적 개발협력 실행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글로벌 원조 위축 흐름 속에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했다.

냉혹해진 원조 환경, 투자로 전환되는 국제협력

미국의 20억 달러 지원금은 표면적으로는 "대담하고 야심찬(bold and ambitious)" 약속으로 보이지만, 2025년 바이든 행정부의 33억 8천만 달러와 비교하면 약 40% 감소한 수준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 자금이 미국이 지정한 17개 우선 국가에만 사용되어야 하며,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같은 심각한 인도적 위기 지역은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들은 "UN이 단 하나의 강대국에 굴복하며 객관적 인도주의 시각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는 인도주의 원조의 관에 박힌 마지막 못"이라고 비판한다. 서구 공여국들의 원조 축소는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자국 국방비 증액이라는 지정학적 우선순위 변화를 반영한다.

공적 자금이 줄어들자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민간 자본을 대거 유도하는 '블렌디드 파이낸싱'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ADB와 세계은행은 태평양 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획기적인 공동 재원 조달 협력을 발표했으며, ADB는 올해 약 350~360억 달러를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이제 국제 원조는 '원조(Aid)'를 넘어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투자(Investment)'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K-스마트시티, 아세안과의 전략적 동맹

글로벌 위축 흐름 속에서 한국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장원삼 이사장이 제시한 통합적 개발협력의 핵심은 유·무상 연계 강화, K-스마트시티와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강점 확장, 성과 창출을 위한 조직 혁신, 그리고 협력국·파트너·국민·정부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체계 구축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제8차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ASCN) 연례회의에서 채택된 'ASEAN Smart City Action Plan 2026-2035'와 완벽하게 정합한다. 올해 필리핀이 ASCN 의장국을 맡게 되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주요 도시들이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교통 혼잡, 에너지 부족, 환경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도시 관리 시스템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의 전략은 명확하다. 첫째, 지능형 교통체계(ITS), 스마트 상수도망 관리, AI 기반 재난 관리 시스템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제공한다. 둘째, EDCF 차관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KOICA 무상원조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현지 공무원 교육을 지원하는 유·무상 통합 모델을 구현한다. 셋째, 삼성,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과 디지털 강소기업이 참여하는 민관 파트너십(PPP)을 통해 ODA를 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마중물로 활용한다.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진정성 있는 파트너십

한국은 2024년 기준 39억 4천만 달러 규모의 ODA를 제공하며 OECD DAC 회원국 중 13위를 기록했다. GNI 대비 ODA 비율은 0.21%로 2010년 DAC 가입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으며, 2025년 ODA 예산은 6조 7,972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그러나 한국의 진정한 강점은 규모가 아니라 경험의 공유에 있다. 1960년대 원조 수혜국에서 불과 50년 만에 공여국으로 성장한 경험은 아세안 국가들에게 실현 가능한 발전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오는 2월 발표 예정인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26-2030)은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공여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성과 중심 ODA, 디지털·AI 기반 스마트 솔루션 확대, 기후변화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 추구, 그리고 다층적 파트너십 구축이 핵심 방향이다.

아세안 지역은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다. 한국은 신재생 에너지 그리드와 스마트 모빌리티를 결합한 '그린 스마트시티'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아세안 국가들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지원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 센서 데이터와 정부 행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한국형 디지털 거버넌스 모델은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계 구축의 표준이 될 것이다.

중추 국가로서의 책임과 기회

서구 강대국들이 원조를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삼거나 예산을 줄이며 발을 뺄 때, 한국은 진정성 있는 동반자로서의 입지를 굳혀야 한다. K-스마트시티는 아세안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적·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적 자산이다.

우리가 제시하는 통합적·혁신적 ODA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대한민국은 단순한 공여국을 넘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개발협력의 퍼스트 무버'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연대의 손길은 멈추지 않되, 그 방식은 더욱 정교하고 똑똑해져야 한다. 이것이 원조의 위기 시대,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길이다.

참고문헌

  • The Guardian. (2026.01.01). "US 'adapt, shrink or die' terms for $2bn aid pot will mean UN bowing down to Washington"
  • 연합뉴스. (2026.01.02). "장원삼 KOICA 이사장 신년사: 2026년은 통합적 개발협력 실행의 원년"
  • OECD. (2025.06). "OECD의 2025년 ODA 전망". 주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
  • ASEAN. (2025.09). "ASEAN Smart Cities Network Monitoring & Evaluation Report 2025"
  • ASEAN. (2025.09.10). "ASEAN Smart Cities Network fosters stronger cooperation towards overcoming regional urbanisation challenges"
  • World Bank. (2025.12.04). "Asian Development Bank and the World Bank Group Announce Pacific Projects as First Proposed Under Groundbreaking Partnership Initiative"
  • IFC. (2025.11.25). "The Role of Blended Finance in an Evolving Global Context"
  • 국무조정실. (2025.11).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26-2030) 수립을 위한 공청회"
  • KOTRA·국토교통부. (2025). "2025 스마트시티 해외진출전략" (KOTRA자료 25-092)
  • 한겨레신문. (2025.06.13). "트럼프 연쇄효과? 해외원조 예산, 영국·독일·캐나다도 줄줄이 삭감"
  • Inquirer.net. (2025.10.03). "Philippines to chair Asean smart cities network in 2026"
[그림 1] 출처 : KIND: K-City Network Partner countries 
[그림 2] 출처 : The Guardian: US 원조총괄 르윈(좌), UN 인도주의 책임자 플레처(우)  '미국 국익위해 무상지원보다 투자 선호' 표명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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