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와 국내 대선의 교차로에 선 한국 ODA 2025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두 가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글로벌 개발협력 지형이 급변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오는 6월 3일로 예정된 한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책 환경도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환경 변화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정책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은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된 유일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으로서, 2025년 사상 최대 규모인 6.8조원의 ODA 예산을 편성하며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2.0 시대의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그리고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선은 한국 ODA의 질적 도약을 위한 전략적 방향 재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의 국제개발협력 환경 변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해외원조 예산 대폭 삭감과 다자협력 체제로부터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개발협력 지형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1. 미국의 원조 축소와 한국의 전략적 기회 트럼프 행정부가,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삭감을 추진하면서 동남아, 아프리카 등 전략적 중요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가 예상된다. 외교안보연구소(2025)에 따르면,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미국의 원조 철수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한국의 전략적 ODA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은 GNI 대비 ODA 비율을 2023년 0.17%에서 2030년까지 0.3%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는 미국의 공백을 메우고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2.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체제의 균열과 한국의 역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즉시 파리기후협정 재탈퇴를 선언하고, 기후변화 관련 국제 재정지원을 중단시켰다. KIEP(2025)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철회는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2025년 ODA 연간시행계획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전환을 핵심 우선순위로 설정함으로써, 기후 위기 대응에서 중견국으로서의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3. 다자주의 약화와 양자협력 중심 개발 지원의 부상 트럼프 행정부는 UN, 세계은행 등 다자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있으며, 이는 다자개발협력 시스템의 약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 이미 높은 양자원조 비중(약 83.5%)을 유지하고 있어, 이러한 국제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양자 협력 중심의 개발협력 트렌드 속에서 한국의 경험과 강점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2025년 6월 대선을 앞둔 국내 정치 환경과 ODA 정책 2025년 6월 3일로 예정된 한국 대선은 국내 ODA 정책의 연속성과 지속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둔 현 시점에서 주요 후보들의 ODA 정책 방향을 전망하고 시사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1. 정치적 전환기의 ODA 정책 연속성 확보 과거 대선 과정에서 ODA는 종종 '해외 퍼주기'라는 정치적 프레임에 노출되어 왔다. 특히 국내 경제 상황이 어려운 시기에는 이러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 ODA의 51.6%가 무상원조, 32.4%가 유상원조로 구성되어 있어 단순한 '원조'보다는 '상호 협력'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대선 정국에서도 ODA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초당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2. 국내 경제 상황과 연계한 ODA 전략 수립
6월 대선을 앞두고 국내 경제 상황과 민생 이슈가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ODA가 단순한 국제적 의무가 아닌,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경제 협력' 수단임을 강조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청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한 ODA 사업 모델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와 ODA 연계 방안 2025년 6월 대선 이후 출범할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ODA 정책을 효과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주요 대선 후보들의 국정 어젠다에 ODA가 어떻게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선제적 연구와 정책 제안이 중요하다. 특히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보건 협력 등 차기 정부가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와 ODA의 전략적 연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 한국 ODA의 전략적 방향성 트럼프 2.0 시대의 국제 정세 변화와 6월 대선을 앞둔 국내 정치 환경 속에서, 한국 ODA의 전략적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스마트시티 ODA의 전략적 강화 트럼프 2.0 시대에는 중앙정부 간 협력보다 도시-도시 간 직접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C2CP가 지향하는 도시 간 직접 연결 모델은 정치적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안정적으로 협력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스마트시티 분야는 디지털 인프라, 에너지 효율화, 교통 시스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 개발도상국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또한 도시 단위의 협력은 국내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로서 정책적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민관협력(PPP) 모델의 확대와 혁신 미국의 원조 감축과 국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ODA 모델 구축이 중요하다. 민관협력(PPP) 방식을 혁신적으로 확대하여 민간 기업의 자원과 전문성을 ODA에 접목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연계하는 '상생형 PPP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대선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대선 정국에서 제기될 수 있는, ODA의 국내 경제 기여도에 대한 의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3. 한국형 ODA 모델의 차별화와 효과성 강화 미국의 국제개발협력 철수와 국내 정치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ODA의 독자적 가치와 효과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된 한국의 고유한 발전 경험을 활용한 '한국형 ODA 모델'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디지털 정부, 보건의료 시스템, 교육 혁신 등 성공적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지식 공유 프로그램(KSP)을 강화하고, 원조 효과성 제고를 위한 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이는 6월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지속될 수 있는 한국 ODA의 핵심 가치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한국 ODA의 새로운 도약 트럼프 2.0 시대의 글로벌 개발협력 환경 변화와 6월 대선을 앞둔 국내 정치 상황은 한국 ODA에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개발협력 철수는 한국이 중견국으로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임박한 대선은 ODA의 전략적 가치와 국내 경제 기여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은 2025년 사상 최대 규모인 6.8조원의 ODA 예산을 편성하고, 2030년까지 ODA/GNI 비율 0.3%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대내외 정치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ODA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이루는 것이다.
국내 대선과 트럼프 2.0 시대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은 스마트시티,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등 자국의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ODA 모델을 발전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중견국으로서의 책임과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변화하는 정치 환경 속에서도 한국 ODA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5.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