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ODA분야의 주요 이슈와 동향을 전달하고 CEO/ 전문가 칼럼, 프로젝트 리포트를 통해
스마트시티 기반 국제개발 전문지식 허브로서 포지셔닝 합니다.

Column

제목개발금융 시대, 민간부문이 이끄는 새로운 국제협력2025-09-04 23:13
작성자 Level 10

20250904_230116.png
 

개발금융 시대, 민간부문이 이끄는 새로운 국제협력

- ADB·세계은행과 함께하는 K-스마트시티의 글로벌 도전 -

21세기 국제개발협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헤스가 강조했듯이, 전통적인 공적개발원조(ODA)만으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민간부문의 참여가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수치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OECD 최신 통계(2025)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5년 새천년개발목표(MDGs) 기간 동안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ODA는 약 540억 달러에서 1,410억 달러로 2.6배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민간금융은 3.5배나 급증하며 개발재원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더욱 주목할 점은 2016년 이후 SDGs 시대의 가속화된 변화다. UN 통계(2025)에 따르면 2024년 ODA는 2,098억 달러에 달했지만, 민간금융 동원 규모는 2023년 70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민간금융 동원액은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개발협력 패러다임 자체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블렌디드 파이낸스, 혁신금융의 새로운 표준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 개발금융(Development Finance)이 있다. ODA 등 공공자원을 촉매로 활용해 민간자본을 동원하는 이 메커니즘은, 일반 상업금융이 회피하는 고위험 개발사업을 가능하게 만든다.

OECD DAC가 2021년 제시한 블렌디드 파이낸스 가이던스는 이제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①개발 논리에 기반한 활용 ②상업금융 동원 극대화 ③현지 맥락에 맞춘 설계 ④효과적 파트너십 구축 ⑤투명성과 성과 모니터링이라는 5대 원칙을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직접투자(29%), 보증(23%), 신디케이트 론(19%)이 전체 민간금융 동원의 7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위험분담과 수익성 확보를 통한 민간참여 확대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스마트시티, 아시아 도시혁명을 이끌다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시티와 전자정부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는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발표한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의 핵심인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다. 총 4조 6천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LH공사가 주도하되 삼성전자 등 민간 대기업이 K-산업단지 형태로 참여하는 혁신적 공공-민간 연합 모델을 구현했다. 단순한 건설 수주를 넘어 건설·설계·교통·IT를 망라한 K-스마트시티 패키지 진출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프로젝트가 창출하는 순환적 가치 구조다. 스마트시티 건설을 통해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 거점을 확보하고, 이것이 다시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일회성 원조 사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DB와 함께 그리는 디지털 미래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략 2030 디지털 기술 가이드라인(2021)은 디지털 기술을 5대 우선 분야로 설정하며 한국에게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전자정부, 사이버보안, 디지털 역량, 혁신기술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모든 분야가 포함됐다.

ADB의 2025년 정책보고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선순환"에 따르면, 디지털화가 교육, 의료,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성과도 눈에 띈다. 우즈베키스탄에 수출된 한국의 '탄소공간지고' 기술은 ADB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받으며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2025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이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한 아태 지역 기후 대책 혁신 금융 기구(IF-CAP)에 1억 달러를 출연하고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기술 허브(K-Hub)를 국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전력공사의 그린수소 기술, 한국수력원자력의 SMR 스마트 넷제로시티 모델 등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혁신금융, 위험을 기회로 바꾸다

OECD의 2025년 지속가능발전 금융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개발협력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트렌드는 혼합금융의 고도화다. 공적개발원조로 초기 위험을 완화하고, 개발금융기관의 양허성 금융이 뒷받침하며, 상업적 수익성이 확보된 단계에서 민간투자가 본격 참여하는 3층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ADB 간 협조융자가 7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186% 증가한 것이나, 수출입은행과 신용보증기금(CGIF)이 한화솔루션의 10억 위안 규모 그린본드에 50:50 위험분담으로 공동보증을 제공한 사례 등이 이러한 혁신금융의 실례다.

주목할 점은 중소득국가들이 동원된 민간금융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브라질과 인도가 전체의 20%를 점하며, 한국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주요 수혜국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경제 인프라와 서비스 부문이 전체 민간금융 동원의 66%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의 스마트시티와 디지털 인프라 기술이 활용될 여지가 크다.

전자정부 강국의 글로벌 리더십

한국의 전자정부는 UN 평가에서 3회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했다. e-Asia and Knowledge Partnership Fund를 통해 ADB의 디지털 기술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등이 역량 강화와 모범사례 공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몽골의 290개 지방 행정구역을 온라인 등록 시스템에 연결한 국가등록시스템 프로젝트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MRT에 적용된 현대로템의 한국형 도시철도 시스템 등은 한국의 기술력과 다자개발은행의 금융력이 결합된 성공 사례들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MRT 프로젝트의 성공이 3,345억 달러 규모의 신수도 이전 프로젝트에서 한국이 주목받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KIEP 연구보고서(2019)가 제시한 MDB를 활용한 ODA 활성화 방안의 실질적 구현 사례로 평가된다.

2030년을 향한 전략적 과제

ADB Strategy 2030과 연계하여 2030년까지 아시아 인프라 투자 수요가 연간 1조 7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시티 관련 투자는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러한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KOICA, EDCF,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간 통합적 지원 체계 구축과 함께, 스마트시티 전용 블렌디드 파이낸스 상품 개발, 현지통화 조달 및 환율위험 관리 체계 구축 등 금융 혁신이 지속되어야 한다.

기술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K-스마트시티 표준의 국제화와 AI·IoT 융합,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의 선도적 지위 확보가 중요하다.

새로운 협력 모델의 완성을 향해

한국의 스마트시티 해외진출 사례들은 전통적인 개발원조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협력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부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민간기업의 기술력과 다자개발은행의 금융력이 결합된 이 모델은 일회성 원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지속가능성을 제공한다.

매년 ADB 연차총회 기간 중 개최되는 Business Opportunities Fair(BOF)는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MDB 조달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이다. 1:1 미팅 시스템을 통해 ADB 전문가들과 직접 네트워킹할 수 있는 이런 기회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UN의 2025년 SDG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공적 자원 586억 달러와 동원된 민간금융 587억 달러가 결합되어 총 1,173억 달러의 개발재원이 조성되고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23년 DAC 회원국들이 민간금융 동원 활동을 위해 지원한 금액은 108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보증·보험을 포함한 양허성·비양허성 자금과 우발채무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민간참여 개발협력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한국의 스마트시티 해외진출이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모델의 전파라는 더 큰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개발효과성과 상업적 성과의 균형을 추구하는 정교한 전략 설계가 필요하다. 이는 곧 21세기 민간참여 국제개발협력의 미래 모습이자, 한국이 글로벌 개발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민간금융 동원이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5,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2023년 한 해에만 700억 달러를 기록한 현실은 개발금융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알리고 있다. 한국이 이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과 기회를 모두 갖추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국제개발협력 패러다임을 완성할 최적의 시점이다.


참고문헌 

  1. OECD (2025). Tracking private finance mobilisation: Latest trends and ways forward. OECD Publishing. https://www.oecd.org/en/publications/tracking-private-finance-mobilisation_8d414cdb-en/

  2. 이예은 (2025). 개발도상국에서의 민간부문 참여: 개발금융 입문.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

  3. Asian Development Bank (2025). Harnessing Digital Transformation for Good - Asian Development Policy Report 2025. Manila: ADB.

  4. OECD (2025). Global Outlook on Financing for Sustainable Development 2025: Towards a More Resilient and Inclusive. OECD Publishing. https://doi.org/10.1787/753d5368-en

  5. Asian Development Bank (2021). Strategy 2030 Digital Technology Directional Guide. Manila: ADB.

  6. 기획재정부 (2025). 제58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가 결과 - IF-CAP 1억달러 출연 및 K-Hub 설립. 정책발표자료.

  7. 국토교통부 (2024).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 -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 프로젝트. 정책발표자료.

  8. OECD DAC (2021). OECD DAC Blended Finance Guidance. OECD Publishing. https://doi.org/10.1787/ded656b4-en

  9.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9). MDB를 활용한 ODA 활성화 방안: PPP를 중심으로. KIEP 연구보고서 19-10.

  10. UN Statistics Division (2025).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Report 2025 - Goal 17. New York: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그림 1] 출처: OECD(2018b):  혼합금융의 정의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5.9.4

#개발금융#민간부문참여#K스마트시티#아시아개발은행#블렌디드파이낸스#DevelopmentFinance#PrivateSectorEngagement#SmartCityKorea#ADBPartnership#SDGs2030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