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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도네시아 신정부의 인프라 딜레마: 무상급식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균형점2025-10-12 14:32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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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신정부의 인프라 딜레마: 무상급식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균형점

동남아 젊은 세대의 분노와 프라보워 정부의 과제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젊은 세대 주도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며 수년 내 최악의 사회 불안 사태로 평가받고 있다. 자카르타, 반둥, 수라바야, 족자카르타 등 자바섬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는 단순히 국회의원 특혜 반대를 넘어, 청년 실업과 사회 불평등에 대한 젊은 세대의 깊은 좌절감을 드러냈다. 이는 네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젊은 세대 시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프라보워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인도네시아는 조코위 전 대통령이 남긴 161개 국가전략프로젝트(PSN) 완공이라는 인프라 유산과 함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특히 자카르타는 지난 30년간 4미터 침하했으며, 2050년까지 북부 지역의 95%가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위험에 처해 있어 도시 인프라의 근본적 재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무상급식 정책의 명암: 세계 최대 프로그램의 딜레마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 정책은 8,29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복지 프로그램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치로, 영유아부터 초·중·고등학생, 임산부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영양 지원 체계를 목표로 한다. 2025년 3월까지 300만 명에서 시작해 연말까지 1,947만 명으로 확대하고, 2029년까지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야심찬 계획은 심각한 재정 부담을 수반한다. 연간 450조 루피아(약 38조 3천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인도네시아 GDP의 약 2%에 해당한다. 1인당 하루 1달러 수준의 급식비 책정으로도 국가 재정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어, 다른 필수 인프라 투자와의 우선순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 정책이 포퓰리즘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CPC(Context-Performance-Challenge) 프레임워크를 통해 분석해보면, 인도네시아는 무상급식과 같은 직접적 복지보다는 지속가능한 도시 인프라 구축에 더 시급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도시 인프라 위기: 당면한 현실과 미래 투자 필요성

인도네시아 도시화율은 2024년 59.2%에 달하며, 2045년까지 7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급속한 도시화에 비해 인프라 투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시급한 투자가 필요하다:

교통 인프라의 구조적 한계: 자카르타의 교통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GDP의 2.9%(650억 달러)에 달한다. 자가용 증가율은 연 10%인 반면 도로 증설률은 0.01%에 불과해 근본적인 대중교통 중심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환경 위기의 심화: 자카르타 대기오염으로 인한 기대수명 단축이 평균 2.4년에 달하며, PM2.5 농도는 평균 57㎍/㎥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연평균 5㎍/㎥)보다 11.4배 높았다. 일일 쓰레기 발생량은 자카르타만 7,500톤에 달하지만 재활용률은 10% 미만에 머물고 있다.

에너지 전환의 지연: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23% 목표를 설정했으나 현재 12% 수준에 머물러 있어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석탄 발전 비중이 여전히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에너지 전환 가속화가 시급하다.

젊은 세대의 분노와 구조적 불평등

올해 8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는 국회의원 주택수당 인상이라는 즉각적 이슈로 촉발됐지만, 그 저변에는 더 깊은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중위연령 30.2세의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청년실업 문제는 사회적 시한폭탄과 같다.

연평균 4-7%의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과실이 젊은 세대에게 돌아가지 않는 현실이 시위의 근본 원인이다. 자카르타 대도시권에서는 연간 100만 호의 주택이 필요하지만 실제 공급은 30만 호에 그치고 있으며, 중산층 가계소득의 40-50%가 주거비로 지출되는 상황이다.

무상급식 정책이 즉각적인 인기를 얻을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과 사회 이동성 확대 없이는 젊은 세대의 불만을 해소하기 어렵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이 더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프라보워 정부의 전략적 선택: 단기 인기와 장기 지속가능성

프라보워 정부는 조코위 전 대통령이 구축한 인프라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43개 PSN 프로젝트(고속도로 32개, 댐 5개 등)의 지속 추진과 함께 누산타라 신도시 건설이라는 35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무상급식에 투입될 연간 38조 3천억 원의 예산을 다음과 같은 미래 지향적 인프라에 투자한다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 플랫폼 구축: K-Smart City 기술을 활용한 통합 도시 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행정 효율성과 시민 서비스 질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친환경 교통 인프라: 전기버스, 전기기차 도입과 함께 통합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률을 현재 16%에서 4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34%로 상향 조정하고, 석탄 발전소의 단계적 폐쇄를 통해 에너지 안보와 환경 개선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한국과의 협력 기회: Win-Win 파트너십 구축

인도네시아의 도시 인프라 개발은 한국에게도 중요한 기회다. 세종시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한 누산타라 신도시 개발 자문, 서울시 대중교통 시스템 구축 노하우 전수, K-뉴딜 모델을 적용한 그린 인프라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스마트시티 기술과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인도네시아의 복잡한 군도 지형과 다민족 사회 특성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장기적인 운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

프라보워 정부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무상급식과 같은 단기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즉각적인 정치적 지지를 얻을 것인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근본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젊은 세대의 시위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간절한 요구다. 인도네시아가 진정한 신흥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인기보다는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투자를 선택해야 한다.

자카르타가 바다에 잠기기 전에, 대기오염으로 더 많은 생명을 잃기 전에, 교통체증으로 경제 활력을 잃기 전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무상급식보다는 지속가능한 도시 인프라가 인도네시아 젊은 세대에게 진정한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이창호 (2025). 「인도네시아의 지속가능한 도시 인프라 개발 전략: CPC 프레임워크 기반 국가분석」. 경희대학교 지역연구 및 국가분석 과제.

  2. 한국경제 (2025, September 16). 「[이성득의 아세안 돋보기] '포퓰리즘의 유혹'…인도네시아의 무상급식」. 

  3. 연합뉴스 (2024, October 10). 「인니 프라보워 차기정부, '국민 30%' 8천300만명 무상급식 추진」. 

  4. 폴리뉴스 (2025, September 23). 「[이슈] 네팔 Z세대 분노, 친중 정권 붕괴…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5. 동아일보 (2024, July 13). 「수도 이전 대신 무상급식? 인도네시아의 불붙은 재정 논쟁[딥다이브]」.

  6. 인니투데이 (2024, February 27). 「프라보워, 학교 무상급식 1인당 1달러 책정」. 

  7. Cabinet Secretariat Republic of Indonesia (2023, September 14). 「Indonesia Completes 161 National Strategic Projects in 8 Years」. 

  8. National Geographic (2022, July 29). 「Indonesia's giant capital city is sinking. Can the government's plan save it?」. 

  9. Oxford Economics (2024, August 15). 「A capital is born: The impact of Indonesia moving its capital city」. 

[그림 1] 출처: The New York Times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확산된 젊은 세대 주도 시위 모습

[그림 2] 출처: The Jakarta Post프라보워 대통령의 8300만 명 대상 무상급식 프로그램 현장

 

이창호 | C2CP 대표컨설턴트 | 202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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